자, 여기서 포항 불빛 축제를 감상하기 위한 팁을 알려드리겠다. 바로 불빛축제를 관람하기 위한 명당은 어디인가?
2013년, 나만의 명당에서 찍은 사진. 앞에 사람들이 전혀 없다. 즉, 최전방이라는 소리. 과연 여기는 어디일까?
아주 어렸을 때 부터 워낙 불꽃놀이를 좋아했다. 아니 불을 좋아했다랄까? 어렸을 때 보던 만화의 주인공들은 항상 불을 잘 다루곤 했다. 정말 좋아했던 오락실의 게임 KOF의 '쿠사나기 쿄', 이오리로 화려하게 불을 다뤘고
나에게 있어 불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불의 강력함과 화려함으로 인해 신기함과 우상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시골에 가면 항상 불장난을 했고, 어른들에게 혼나곤 했다. 이렇듯 불에 대해 폭 빠져 있을 때 불을 대신해 준 것이 바로 불꽃놀이였다. 그래서 친척집에 놀러가 용돈을 받을 때 마다 동네 수퍼에 가서 불꽃놀이를 몇만원씩 사곤 했었다. 그 조그만 꼬맹이에겐 엄청나게 큰 돈이었던 몇만원을 조잡한 불꽃놀이용품을 다 사는데 썼으니 어른들은 얼마나 답답해 했을까. 그것도 시골에 갈 때 마다 그러고 놀았으니...
정말 어느 정도로 놀았나면...
요런느낌? ㅋㅋㅋ (얼마 전 페이스북을 핫하게 만들었던 '폭죽기관총')
* 위험하니 따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별의별 폭죽은 다 사서 놀았으니...
그러던 어느 날, 경북 포항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불빛 축제를 개최한다고 했다. 포항에서 나고, 지금도 살고 있는 나로선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2004년을 시작으로 2013년 10회째를 맞고 있는 포항불빛축제는 본래 포항 시민의 날을 기념에 6월 12일 포스코의 후원으로 처음 개최되었다가, 규모가 점점 커져 여름 휴가때인 7월 말~8월 초에 약 보름동안 개최되는 포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포항 불빛 축제의 형식은 단순히 불꽃을 터뜨리는 것이 아니라 한국, 프랑스, 캐나다,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모인 불꽃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불꽃 경연 대회'를 개최한다. 그러므로 각 나라의 컨셉도 다르고 표현 방식도 다르며, 서로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연출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꽃놀이를 전혀 느낌으로 각각 감상할 수 있다.
불꽃 날려 버리는게 무슨 대수야? 할 지 모르지만, 깨작깨작이 아닌 겁나게 큰 불꽃의 규모부터 그 생각을 날려버리게 된다. 4D 입체영화보다 더 리얼한...
사진찍는 많은 분들이 느끼시겠지만 눈으로 보는 그 장관을 카메라에 표현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사진가가 대단한 것이다. 비루한 나의 카메라 실력으로 불꽃을 나타내는 것은 저 정도가 한계다. 그러니 큰 맘 먹고 직접 가보시길
바란다. 가서 별 볼 일 없는 것이면 아예 추천조차 하지 않는다.
매년 80만명 이상의 관객들이 찾아오는 만큼 정말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 잘못하면 사람들에게 휩쓸려 다닐 정도..
정말 진지하게 거짓말 안보태고 이보다 더 많다. (궁서체)
이러한 상황에서 자리를 어디에 잡느냐가 얼마나 마음 편하게 즐기고 가느냐를 가릴 수 있다.
자리를 잡는 팁은 3가지다. 하나는 일찍 오는 것, 예정보다 2시간정도 일찍 와서 돗자리를 펴 놓고 천천히 기다리면 된다. 이 경우 다 좋지만 2시간동안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기다리는 것이 곤욕이다. 7월 말~8월 햇볕 극성수기 시기이기 때문에. 이정도는 참아내고 내가 원하는 편한 자리에서 관람하겠다는 분은 이렇게 하면 될 듯 싶다.
두 번째는, 포장마차에 술자리를 잡는 것. 조망을 위해 시에서 허가를 받아 축제기간동안 불꽃이 터지는 강변에 천막을 쳐놓고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들이 늘어서 있다. 이곳에는 식탁, 의자가 다 있으므로 그냥 편하게 앉아서 보면 된다. 단, 술과 음식비용이 들며 이 경우에도 미리 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사실 불빛이 터지는 강변의 자리가 젤 멋지지만 이곳에는 가림막이 없어 햇볕을 그대로 받게 된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4인 이상의 가족,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세 번째,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인데 이는 3인 이하의 가족, 친구, 연인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는 늦게가도 자리가 있다는 것이 장점. 사실 몇 년 동안 불빛축제를 방문하면서 비로소 알게 된 명당이자 팁인데, 이는 현지인이거나 불빛 축제를 직접 방문하여 체험해야만 알 수 있다. 가보지도 않고 사진만 올려놓고 좋네마네 하는 건 사실 사기지 :)
그곳은 바로 아래 사진에서 낚시를 하는 아저씨가 앉은 장소.
지금 저기 보이는 공장이 포스코, 즉 포항제철 생산공장이고 그 앞에 흐르는 물은 바다가 아닌 강이다. (포스코는 영일만이라고 불리는 '만' 과 형산강이라고 불리는 이 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 해 있는데 저기서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바다가 나타난다.)
여튼, 저 강에서 메인 불꽃들이 터지게 된다. 낚시하는 아저씨가 앉은 저 곳이 바로 위에서 두 번째 팁으로 언급했던 술과 음식을 파는 천막이 처지는 곳 바로 옆이다. 그러니까 저 아저씨 바로 뒤(그림자가 진 부분) 까지 식탁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저 곳은 그냥 식탁이 차지하고 있구나..하고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인데,
저 곳이 바로 명당이다. 저곳에서는 앉아서 관람하고, 식탁의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있기 때문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물로 떨어지면 어떡하나, 싶지만 저 길과 강 사이(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조그만 길이 있다. (물론 평소에 다니는 길은 아니다. 떨어지는 것을 방지해 돌길을 만들어 놓은 것.) 저 곳은 진짜 코앞에서 불꽃이 터지는 볼 수 있다. 그 진동이 콧구멍까지 타고 들어올 정도. 다만 많은 사람들이 앉기엔 불편하기 때문에 2-3인이 적당하다고 언급 한 것이다.
위 불꽃 사진도 그렇고, 이 곳도 바로 저 포인트에서 찍은 사진이다.
저 포인트에서 찍은 불빛 영상. 왼쪽에 사람들이 쭉 앉아있는 것이 보이는가?
즉,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소리. 저곳에 앉아있는 우리가 별나지 않다는 소리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기에 불꽃축제 시작 바로 전에 가더라도 2-3명이 앉을 자리는 충분히 확보 할 수 있다.
이렇게 불꽃을 감상하고 나서, 영일만 해수욕장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해운대와는 비슷한 느낌을 자랑하는 영일만 해수욕장. 축제 기간에는 각종 공연과 먹거리들이 죽~ 늘어서 있다. 원래 북부 해수욕장인데 영일만 해수욕장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곳에는 호텔, 모텔 등 숙박 업소와 술집, 횟집(1박2일에 나왔던 유명한 물횟집도 여기), 깨끗한 공중 화장실, 산책로, 해맞이공원 등 나름대로 멋진 풍경들이 많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산책삼아 둘러보기에 좋다.
저 멀리서 비치 발리볼을 하는 사람들.
우리처럼 돗자리 깔고 앉아서 간단하게 치맥하는 사람도 많고. 여튼, 바다와 함께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곳이다.
2013년 불빛 축제는 이미 끝났지만, 2014년에는 저 포인트에서 정말 멋진 불꽃 축제를 즐기기를 바란다.!!
그리고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물어보셔도 좋다!! 이 동네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 포항 시민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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